2003.07.05 17:07
중이 고기 맛을 알면 절간에 빈대가 남아나지 않는다
옛말 그른 말 없다 했습니다.
중도 사람이니 일반인들이 먹는 고기가 맛이 있다는 것을 잘 알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먹지 않겠다 작심했다가 한번 고기 맛을 보니 너무 맛이 있어 더 먹고는 싶은데 고기는 없고 미치고 환장할 지경 아니겠습니까?
그런 모습을 빗대서 빈대까지 잡아먹는다고 했겠지요.
나는 이 말에서 두 가지 교훈을 얻습니다.
하나는 인간의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식욕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하나는 무슨 일을 해도 자신이 그 일을 해야하는 당위성이나 필요성을 스스로 느껴서 행해야지 그렇지 않고 형식에 얽매이거나 타의에 의해 어쩔 수 없어 행하는 일들은 언제나 흐트러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무엇을 할 것이며 그 일을 왜 해야하며 또 그 일을 해서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명확히 해서 스스로 결심하고 실행해야지 남들이 시키니까 혹은 지금까지 그래왔으니까 하고 따르는 일은 언젠가는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무슨 일을 하시든지 무엇을 왜 해야하는지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행하셔야합니다.
종교를 신봉하셔도 왜 믿어야하며 무엇을 얻으려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개념정립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절 모르고 시주하는 꼴이 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내가 항상 "인간의 한계를 알고 순리에 따라 살아라." 하는 겁니다.
머리 깎고 법복 입었다고 우리 일반인들과 특별히 다른 존재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