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11 12:28
나는 그대 앞에만 서면 왜 작아지는가?
어제 "대행"이라는 여승이 하는 법문을 들었습니다.
물같이 살라면서 예를 들기를
"있으면 있는 대로 살고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라. 살다가 실패했다고 절망하지 말아라.
모든 것이 다 인연이 있어 그런 것이니 당연하게 받아드려라."
그런데 그 앞에 수많은 선남선녀들이 줄지어 앉아서 그 법문이라는 것을 듣고 있는데 기가 막힙디다.
곳간에서 인심난다 했습니다.
그런데 이왕이면 잘살면 좋지 않습니까?
이 세상에서 성공하기가 얼마나 어렵습니까?
그런데 그 어렵게 성공한 사업을 잘 꾸려서 실패하지 않을 수 있는 지혜를 알려줘야지 실패해도 절망하지 말라니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더 안타까운 것은 그런 말을 법문이라고 그 앞에 앉아서 듣고 있는 사람들, 좋은 말씀이라고 기록까지 하는 사람들입니다.
과연 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들인지 승려가 하는 말은 무조건 맞다고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과연 창의적이고 참신한 사고로 이 사회에 과연 어떤 공헌을 할 수 있을지가 의심스러웠습니다.
왜? 일반인들은 종교인들 앞에서는 그렇게 왜소하게 변합니까?
그 종교인들이 과연 그렇게 당당하고 자신 있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론을 할 자격이나 있는 사람인지 조차도 따질 능력이 없는 것인지요.
불교 뿐 아니라 기독교나 가톨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종교인들도 그냥 종교인이라는 타이틀로 먹고 살 수 있는 권능을 부여받은 것은 아닙니다.
그 직무에 합당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도 겸손하고 겸허한 자세를 취해야 할 텐데 그런 자질도 없는 사람들이 이름으로 한목을 보려는 교만한 사람들이 대단히 많습니다.
종교의 신자만 되면 자기가 배우고 느낀 모든 것은 버리고 그런 종교인들의 말만 들어야한다는 원리가 있는 것인지요?
물론 그렇게 강요하는 나쁜 종교인들도 있습니다.
그러니 일반인들이 그런 류의 사람들의 골라내야합니다.
그런데 어찌 그 사람들 앞에만 가면 그렇게 작아집니까?
고양이 앞의 쥐처럼 말입니다.
제발 정신 차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