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1.12 11:46
내 자식이라고 내 마음대로 키울 수는 없습니다
요즈음 모 방송국에서 가출한 어린 청소년들을 집으로 되돌려 보내는 프로를 방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마는 근본적으로는 우리 성인들이 그들 청소년들의 입장을 충분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 근본 이유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살아가는 환경과 조건 그리고 시대가 변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성인들이 살아온 방식대로 청소년들이 살아주기를 바라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생각이겠습니까?
구한말 단발령이 내렸을 때에 머리를 깎느니 목숨을 버리겠다고까지 주장을 펼친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더 나아가 아주 목숨을 버리신 분들도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과연 머리카락이 목숨과 바꿀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입니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여러분들도 생각하실 겁니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여성들이 감히 바지를 입을 수가 있었습니까?
여성들이 종아리를 내놓고 다닐 수가 있었습니까?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세상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빨리 변하는데 우리들의 생각이 같이 변하지 않는다면 과연 우리가 이 세상을 편안하게 살 수가 있겠습니까?
자식도 자식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입니다.
그런 객관적인 안목을 우리 성인들도 가져야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 성인들이 이 사회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우왕좌왕 할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그리고 내 자식들의 처지나 심정을 먼저 읽는 안목과 여유를 가져야할 때입니다.
그래서 우리 성인들도 부단하게 공부해야합니다.
직장인들이 간혹 이런 말을 합니다.
과연 젊은이들이 겁이 난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습니까?
유연한 사고방식, 지칠 줄 모르는 체력 그리고 새로운 학문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의 능력이 성인들의 경험이나 지식 보다 훨씬 이 사회에서 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소리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왜? 내 자식은 그런 능력이나 실력을 갖추었을 것이라는 점은 인정하지 않으시려는지요?
자식도 내 자식이기 이전에 엄연한 한 사람의 사회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