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2.27 09:13
나를 이해시키려 하지마십시오
명당에 오시는 분들은 나름대로 안타까운 사연이 있어 오십니다.
즐겁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사시는 분들의 무엇하러 시간과 비용을 들이면서 먼 곳을 찾아오겠습니까?
내가 고생 끝에 큰지혜를 얻었다는 소문을 듣고 자신들이 풀지 못하는 일에 대해 해결책을 얻으려고 오시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안타까운 것은 자신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풀지 못해서 나를 찾아온 사람들이 처음에는 이런 저런 하소연을 합니다.
한동안 그 하소연을 차분하게 들어줍니다.
그래야 그 사람들이 나에 대한 신뢰감이 생기고 친밀감이 생겨 스스럼없이 자신의 모든 문제를 토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그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나에게 강요하기 시작합니다.
자기의 안타까운 심정을 이해해주기 바라면서 자신의 틀에 나를 맞추려는 것이지요.
내가 그 사람들을 이해한다고 무슨 해결책이 나오겠습니까?
나도 힘들고 어려운 길을 걸어왔기에 충분히 그 심정을 이해합니다.
내가 그 사람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것은 문제를 풀기위한 전제조건이지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은 아니지 않습니까?
나를 찾은 주된 목적은 자신들이 풀지 못하는 인생사의 어려운 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는 것입니다.
나에게서 방안을 얻으려고 노력하기보다 자신의 심정을 하소연한다고 무슨 득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간혹 짜증스럽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를 이해시키려 하지마십시오"
"나를 이해시킨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