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당 대통령 후보들의 2차 TV 토론이 끝났습니다. 각 후보들은 각자 나름의 웅지를 펼치기 위한 경륜과 능력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자신의 우월성을 내보이기위해 안쓰러울 정도로 많은 노력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통령후보와의 토론이 면접시험이나 선발시험이 아닌 이상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자료나 숫자를 들어가며 대답을 잘하는 것이 유능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60만 대군을 사지로 돌진하도록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직책인 대통령의 직에 있는 사람이 구체적인 숫자까지를 암기해야 한다면 질문을 받지 않은 숨어있는 그 많은 자료를 어떻게 다 관리하고 감독할 수 있겠습니까?
한 개인의 능력으로써는 절대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만약에 대통령의 직에 있는 사람이 그러한 자료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나무는 보되 숲을 보지 못하는 꼴이 될 것이며, 국정을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국정에 이끌려가는 것일 겁니다.
적어도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이는 크게 구상하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구현할 때 필요한 국민의 전폭적인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미국의 KENNEDY 대통령이 주장한 NEW FRONTIER 정책은 지금도 많은 이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 후의 JHONSON 대통령의 GREAT SOCIETY 정책에 대해서는 염두에 두는 사람이 결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두 가지 정책이 공히 포괄적이고 약간은 추상적이기는 하나 그래도 NEW FRONTIER 정책이 훨씬 미국민 아니 전 세계인들의 마음에 확실하고 구체적인 것으로 비춰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3공화국 이후 30여 년 만에 상당한 수준의 경제발전을 이룩했다하여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그 KNOW-HOW를 배우고 있지만 우리는 그 동안 얻은 것만큼 잃은 것도 많이 있습니다.
개발 제일주의, 성장제일주의로 인한 환경파괴, 급속한 물질적 풍요로 인해 피폐된 우리의 고유한 정신문화, 사상적 바탕없는 물질만능주의로 인한 사회병리현상 등등 이루 말 할 수 없는 많은 취약점과 개선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계획과 준비 단계에서는 치밀하고 철두철미하게 해야하지만 시행단계에서는 머뭇거리지 말라는 말도 있는데 우리의 대통령후보들은 너무 조급하게 단정짓고 주위 여건은 생각지도 않으면서 자신있는 듯 허장성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정말로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하는 비전보다 표를 모으기 위한 술수에 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민족 5,000년 역사에서 면면이 이어 온 것도 있을 것이고 기득권자들의 욕심 때문에 개선하지 못한 것도 있고, 사회구조상 정신적인 사상의 정립없는 물질추구와 국민각자의 이기주의에 의한것도 있을 것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세계 5위의 경제대국으로 진입시키겠다느니, 전국민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겠다든지 하는 빌공자 공약을 남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태우 대통령 당시에 주택 200만호 건설공약을 실천하겠다고 해서 전국에 대단지 APT공사를 시행했을 때 일어난 많은 문제점을 우리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성당을 하나 짓는데도 100년, 200년이 소요된다는데, 남북이 분단된 상태에 있는 7,000만 인구를 가진 자원 빈약한 나라를 세계에서 일류국가로 성장시키겠다고 했을 때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가 무엇이겠습니까?
국민전체의 뜨거운 호응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진정 나라와 민족을 위한다면 내가 너보다 더 나은 인물이라 자화자찬 하기위해 지엽적인 숫자나 자료를 암기하려고 사전에 많은 사람들을 동원하여 예행연습을 할 것이 아니라 후보자 전원이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서로가 무릎을 맞대고 앉아 정신적 육체적 힘을 겨루어 진정한 승자를 가려서 국민들로부터 추인을 받는 것이 오히려 국민 단합을 위해서는 훨씬 효과적인 것입니다.
대통령의 기본자격은 무엇이 있겠습니까?
1. 국민의 호응과 성원을 받을 수 있는 장기적인 안목과 VISION이 있어야 합니다.
2. 사심없이 인재를 등용하고 발굴하는 의지와 혜안이 있어야 합니다.
3. 기득권 집단의 요구에 대항할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4. 국가와 민족의 앞날에 대한 뚜렷한 계획과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5. 역사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6. 세계적인 사상의 흐름을 이끌고 나가겠다는 뚜렷한 사명감이 있어야 합니다.
7.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인사들을 공무에 관한한 멀리해야 합니다
8. 물러날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9. 자신을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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