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2.18 11:51
살생(殺生)을 하지말아라(?)
불가에서는 살생을 하지말아라 하고 가르칩니다.
그런데 그 살생이 동물만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식물은 생물이 아니던가요?
미생물은 생물이 아니던가요?
왜? 동물만을 생물이라 간주해야하는지 도저히 그 속을 알 수가 없습니다.
예전에 선비들이 먼 길을 떠날 때에 이 통이라는 것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몸에 기생하는 이들을 선비의 입장에서 죽일 수는 없고, 이를 잡아 이 통속에 넣어서 나뭇가지에 걸어두었다 돌아오는 길에 그 통을 회수해오는 것 이였습니다.
살생을 하지 않으려는 갸륵한 뜻을 강조할 때에 자주 인용하는 옛 이야기지요.
옛날 형벌에 굉장히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을 죽이는 능지처참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몸에 기생하는 이들이라도 먼 길을 떠났다 돌아올 때까지 굶겨 죽이는 것은 잔인한 방법이 아닐까요?
죽이려면 바로 고통 없이 죽여주는 것이 오히려 미물이지만 그 이들을 위해서 더 나은 것이 아닐지요?
그래서 현대에서는 능지처참이라는 잔인한 방법보다는 전기 사형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내가 직접 죽이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위안하는 그것이 과연 온당한 길이겠습니까?
아마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 곡식을 먹습니다.
물론 채식만을 고집해서 육류을 전혀 먹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쌀이나 밀 등도 생물입니다. 그대로 두면 이듬해에 싹을 띄우고 또 뿌리를 내려서 나름대로의 삶을 계속할 텐데 우리 인간이 껍질을 벗기고 속살까지 깎아서 먹는 바람에 그들은 영원히 죽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여름에 여러분들도 상추를 맛있게 드실 것입니다.
그런데 상추 잎을 따면 그곳에 하얀 액이 흘러내리는데, 얼마나 아프면 그렇게 표시를 하겠습니까?
이렇게 따지다보면 이 세상에 먹을 만한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바다의 해초도 마찬가집니다.
이렇게 따지다보니 우리 인간이 굶어 죽어야하는 일이 벌어지게 생겼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는 햄릿의 고뇌어린 독백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나는 여기에서 당당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살생을 하지말아라"가 아니고 "한 끼의 양식을 위한 것에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말아라" 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 인간도 죽으면 어떤 것들이 또 그들의 식량으로 삼아서 이 땅의 영속적인 존립에 기여하라는 것이지요.
먹이 사슬이라는 것을 협의로만 해석하지 말고 광의로 해석합시다.
살생유택(殺生有擇)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