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9.05 09:04
난이 또 꽃을 피웠습니다
올 봄에 꽃을 피웠던 난이 또 꽃을 피웠습니다.
책상머리에 두었는데 바람이 불 때마다 난향이 코를 스칩니다.
봄에도 꽃을 피웠었는데 또 가을에 꽃을 피우는군요.
예전에는 이런 향을 맡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냥 난이란 것은 여유있는 사람들의 도락이거니 했습니다.
그래서 난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경멸하기도 했습니다.
그 하찮은 난이라는 화초에서 무슨 즐거움이나 환희를 얻는다고 호들갑을 떠느냐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네요.
그 향이 얼마나 향긋한지 아마 이래서 많은 사람들이 난에 몰두하는 모양입니다.
그 만큼 그전에는 내 삶이 여유가 없는 삶이었구나 하는 자책감은 어찌 할 수가 없습니다.
영을 다루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니 말이나 글로는 도저히 표현할 길이 없기 때문에 무척이나 아쉽기도 합니다.
그러나 옳으신 분들을 모시면서 많은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 일을 하다보면 스스로가 대견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때의 환희는 절대로 말로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물론 많은 실망과 좌절을 겪기도 합니다.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겠습니까?
그 실망과 좌절에서 겪는 괴로움보다 훨씬 큰 환희를 만끽할 수가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여러분들도 이런 환희를 같이 즐기시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아침마다 시원한 바람이 나를 상쾌하게 만들어줍니다.
수재에 피해를 많이 입은 국민들이 하루 빨리 생활에서 안정을 찾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