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8.07 10:39
연못의 논고동은 제 처지를 잘압니다
재 작년에 논에서 몇마리 논고동을 잡아다 연못에 넣었습니다.
올해에는 논고동 식구가 얼마나 많이 늘었는지 약간 과장하면 연못에 논고동이 바글바글합니다.
봄에 부레옥잠 한 포기를 사서 역시 연못에 던져 넣었는데 이 놈들도 가지를 많이 쳐서 온 연못을 덮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놈의 논고동놈들 보소
부레옥잠 줄기 마다 붙어서 먹이를 먹는지 자리를 옮기는지 느릿느릿 움직이는 모습이 웃습기도 하지만 제 분수를 알고 아무런 불평 불만도 없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면서 부끄러워집니다.
우리 인간들이 과연 저 논고동보다 나은 것이 무엇입니까?
들새 한 쌍이 열심히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인간들도 저렇게 정성스럽게 자식들을 돌보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왜 그렇겠습니까?
혹시나 우리는 자식을 돌본다면서 부모들의 욕심을 채우려하지는 않았을까요?
그렇게 무덥던 날씨도 한 줄기 비바람에 숨이 죽습니다.
얼음에 에어컨 그리고 선풍기를 아무리 세게 틀어도 이렇게 효과적인 경우가 있습니까?
이런 현상들의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미미한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 인간이 만물의 영장입니까?
제발 인간 스스로 한계를 알고 자중합시다.
그래야 만사가 즐겁고 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