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0.07 17:15
진정한 도인은 보통 사람과 똑같다 했는데?
원효 대사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진정한 도인과 보통 사람과 똑같다."
그러니 도인인척 하는 사람치고 옳은 도인이 없다는 말이지요.
너무나 좋은 말이고 또 뜻이 깊은 말이라 나도 꼭 그렇게 실천하고 싶은 말입니다.
그래서 7년 간 그렇게 처신하며 살았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요즈음 그 말에 왠지 회의가 듭니다.
사람들은 제가 알고 제가 느낄 수 있는 것이라야 옳은 것이라 여기고 듣거나 따르려하지 그렇지 않고 자신들이 모르는 것은 모두를 부정하려는 어리석은 존재들입니다.
그러니 그 어리석은 존재들을 옳은 길로 이끌려면 신비감도 갖추고 카리스마도 갖추어야겠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물론 그런 마음이 든다고 그렇게 하면 나 역시 어리석은 존재밖에 되지 못하기 때문에 그리 하지는 않을 겁니다.
모두가 가슴속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남들이 모른다고 아픔이 없는 것처럼 허세를 부리는 줄 모르고 자신만 아프고 고달프다고 짐작하고 그냥 그렇게 세월을 보내며 살아가는 어리석은 중생들을 좋은 길로 인도하려해도 말을 듣지 않으니 안타까워서 한 마디 했습니다.
"영"이라는 존재들이 우리 인간들의 눈에 보이지 않고 귀로 들을 수 없어서 그럴 수 있겠지 하면서도 부지불식간에 "영"들의 영향으로 부단하게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내 입장에서는 안타깝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