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9.17 07:37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찬바람이 불면 두꺼운 옷을 입지 않으면 얼어 죽을지도 모르는 힘없는 인간들입니다.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어쩔 줄 몰라 당황하는 힘없는 인간들입니다.
우리 인간들이 세상을 많이 아는 것 같이 착각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인간 자체가 그럴진데 하물며 사람 하나가 아는 것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사람이 배웠으면 무엇을 얼마나 배웠다는 말입니까?
설혹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많이 배웠다고 그 배운 것이 얼마나 보편타당성이 있어 남들 앞에서 당당하게 제 뜻을 펼칠 수 있겠습니까?
모르지요
어느 특정 분야에서는 일반 사람들 보다 훨씬 많이 배워 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런 분들도 아는 것이 완전하거나 완벽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한 분야에 최고로 우뚝 서본 과학자나 학자들 혹은 예술가들이 무엇이라 말했습니까?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인간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어느 개인이 한 분야를 아주 잘 안다고 해도 우리 인생이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비록 우리나라 땅 덩어리가 작지만 살아생전에 우리나라 전 국토를 밟아본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우리 인구 비록 5천만 명도 되지 않습니다.
그 중에 우리가 살아생전 만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또 몇 명이나 된다는 말입니까?
매스컴에 수없이 노출되는 많은 사람들을 우리는 아주 잘 알고 아주 친한 것 같이 착각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런 사람들이 우리를 알기나 합니까?
알기는커녕 이 세상에 같이 살고 있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내가 아는 몇몇이 이 세상에서 내가 아는 사람 전부가 아닙니까?
무엇이 여러분들을 그리도 당당하게 만들어줍니까?
없습니다.
이 세상 그 어느 누구도 여러분들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내가 내다 하고 독불장군식으로 산다고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세상을 같이 사는 사람들을 모르고 내가 발을 딛고 사는 이 세상 자체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우리가 어찌 세상을 사는 원리나 진리를 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무식하면 용감하다 했습니까?
우리가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그래서 무식하게 용감한지 모르겠습니다.
"죽어나는 것은 조조 군사"라 했습니다.
그렇게 고집을 부리면 힘들고 어려운 것은 남이 아니라 바로 내 자신임을 어찌 모르십니까?
세상은 그냥 그대로 항상 존재합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영원히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야말로 찰나를 사는 힘없는 존재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