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9.12 14:07

귀한 인연으로 이 세상에 왔으니 미련도 후회도 없이 삽시다

차분하게 생각해보면 우리가 이 세상에 산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귀한 인연인가 깊이 느껴집니다.

갖은 생명체가 사는 이 세상에서 내 부모의 피와 살을 받았으니 그 부모가 나에게 소중한 인연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같은 부모를 모시고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형제들 또한 귀한 인연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점같이 많은 사람 중에 내 인연이 되어 한 지붕 한 이불 밑에서 같이 살게 된 배우자는 또 얼마나 소중한 인연이겠습니까?

그러니 내 새끼들이 귀하고 귀한 인연이 아니라고 감히 누가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이 세상에 내가 만나고 내가 만지고 내가 느끼는 그 모든 것들이 아주 소중하고 고귀한 인연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 모든 소중하고 귀한 인연들도 내가 있을 때에 소중하고 고귀한 것이지 내가 이 세상에 없으면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 아닐런지요.

우리 명당에서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도 목숨을 바치지 말아라 했습니다.

만약 오늘 내가 나름대로 의미 있고 소중한 것에 목숨을 바쳐버린다면 혹시라도 다음에 있을 소중한 기회를 놓치는 꼴이 되지 않습니까?

이 세상사는 것이 그린 간단치 않습니다.

오늘 내가 미처 몰랐던 일들이 다음에 나타날 수도 있고,

내가 오늘 보기에는 하찮은 것이라 할지라도 내일에는 아주 중요한 일로 변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습니까?

서정주 시인이 친일 행각을 했느니 마느니 하는데 만약에 그 분이 독립운동을 한답시고 목숨을 바쳤다면 어찌 주옥같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가 그렇게 울었느냐"는 시구가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얽히고설킨 세상만사를 한 가닥 외줄로 살아가고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어리석고 멍청한 사람들이지요.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귀하고 귀한 인연입니다.

그러니 한 세상 미련도 없고 후회도 없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끝없이 노력하셔야 합니다.

내가 먼저 당당하고 온당하게 자리 잡았을 때에 남들도 도우고 이끌어줄 수 있는 것입니다.

내가 처지가 말이 아니면서 앉은뱅이 앉아서 용쓴다고 안타까워 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