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3.01 20:05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합니다.

그러니 귀한 인연으로 인간의 모습을 받아온 우리 인간들도 분명히 남들이 가지지 못한 나만의 존재 이유가 있고 존재 가치가 있을 겁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 가진 존재 가치를 찾지 못하고 남들이 하는대로 그냥 따르기만 하니 본래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사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사람은 돈을 많이 벌어 사회에 크게 공헌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공부를 많이 해서 남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찾아 인류 사회에 공헌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남들을 웃기는 재주가 많아 힘들고 고달프게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주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솜씨가 좋아 남들이 만드는 것보다 훨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사람들을 즐겁게 해줍니다.

어떤 사람은 운동을 잘해서, 또 어떤 사람은 재치가 있어 이웃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서로가 화합해서 재미있게 살 수 있도록 양념같은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힘들고 고달프게 사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공부 재주가 많은 사람이 돈을 많이 벌려고 하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남들이 하듯 공부를 많이 하겠다고 고집하고,

솜씨도 없는 사람이 솜씨를 부려 맛있는 음식을 만들려 하고 맵시있게 옷을 기우려고 하고,

남들을 웃겨 다른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괜히 무게잡고 앉아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웃기지도 못하는 사람이 남들을 웃기겠다고 농담을 해서 좌석을 썰렁하게 만들고,

운동을 잘하지도 못하면서 남들이 하니 나도 할 수 있다고 고집을 부려 경기를 재미없게 만듭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 하도록 맡겨두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에만 전념해도 인생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각자가 자신의 능력에 맡는 직분을 수행한다면 이 세상은 충분히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습니다.

남들이 장에 간다니 거름지고 장에 따라가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선무당 마당 나무라는 어리석은 짓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무엇이 뛰니 어물전 망둥어도 뛴다는 어리석은 짓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이 세상을 위해, 내 가족이나 이웃을 위해 아니 내 자신을 위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차분하게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했습니다.

내 자신은 무슨 재주를 타고났을까요?

한번쯤 곰곰이 따져 보심이 어떠하실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