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4.01 18:07
홍콩에서 배만 들어오면?
옛날에 허장강 씨가 한 영화에서 한 대사가 이랬습니다.
"김 마담 이번에 홍콩에서 배만 들어오면 내 무엇이든지 부탁을 다 들어주지"
내가 젊었을 때에 친구들과 되지도 않을 약속을 남발하는 사람들을 비웃을 때에 많이 인용하며 크게 웃었습니다.
"홍콩에서 배만 들어오면 만사가 오케이야"
숲은 보지 못하면서 제가 본 나무 한 그루가 전부인양 착각하는 사람들이 허세를 부리는 사람들이 하는 말
"이 건만 해결되면 만사가 풀릴 것이니 꼭 좀 도와주십시오"
나 역시도 예전에 그런 터무니없는 말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다 만약 거절당하면 나의 그런 심정을 알아주지 않는 모든 사람들을 원망했습니다.
때로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남들에게 부탁하려니 있는 말 없는 말 모두를 동원해서 상대방을 설득시키려 발버둥쳤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내가 하는 말 하나하나가 앞뒤가 맞지 않는 터무니없는 억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니 어찌 그 사람들이 나를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겠습니까?
남의 입장이나 처지는 아랑곳 하지 않고 내 입장만 강조했으니 그런 말을 듣는 사람들이 얼마나 싫고 귀찮았겠습니까?
아니면 내 이야기 듣는 것을 역겹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붉어집니다.
그런데 명당에서 사람들을 만나보면 지금도 내가 한 그 어리석은 생각들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숲도 보고 동시에 그 속에 심어진 나무도 볼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거짓말도 자주 하면 그 거짓말 속에 빠져서 거짓을 진실인 것처럼 착각하게 됩니다.
혹시 우리가 그렇게 사는 것은 아닐런지요?
"홍콩에서 배만 들어오면 만사가 다 해결될 것이야
그러니 나를 믿으라구"
그런데 사실 홍콩에는 실을 물건도 없고 떠날 배도 없다는 것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