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2.11 18:26
선병(禪病)이 걸리면 약도 없답니다
참선을 통해 높은 도의 경지에 도달하려고 공부하다 선병이라는 모진 놈을 만나면 약도 없답니다.
불가에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산신 기도는 약발은 잘 받는데 기도를 잘못하면 삿된 영들이 붙어 낭패를 당할 우려가 있으니 가능하면 산신 기도는 하지 말아라.
나반을 모신 독성각에서 올리는 독성 기도도 또한 마찬가지니 혼자서 가능하면 그런 기도는 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
아니, 일반 신도들은 어떻게 하는 것이 기도를 잘 드리는지 알지 못하지 않습니까?
또 어떻게 기도를 드렸을 때에 삿된 영들이 붙어 낭패를 당하게 하는지도 더욱 모르지 않습니까?
불, 법, 승 삼보라 했습니까?
삼보 중의 하나라 일반 신도들에게서 삼배를 받을 정도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이라는 승려들이 그런 사람들에게 옳고 바른 길로 안내해주는 것이 온당한 일 아닙니까?
더 더욱 스승인 승려들을 모시고 공부하는 참선의 경우에도 삿된 병이 들 우려가 있다니 그렇다면 일반 신도들은 누구를 믿고 따르란 말입니까?
불가에서는 선병에 걸리면 어떤 약도 효과가 없다 합니다.
물론 참선 기도 중에 병에 들리는 사람들은 결코 그리 많지 않을 줄 압니다.
어떤 사람들은 참선 기도를 통해 대단한 경지에 오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잘되는 사람은 잘되고 못되는 사람은 어쩔 수 없다 하면 어찌 만 중생들을 제도한다는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불가에서 선병에 들린 사람들을 치료해주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선병에 걸리는 원인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선병(禪病)이라는 것이 무슨 특별한 병이 아니고 무속에서 말하는 무병(巫病)이요, 신병(神病)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귀신들린 병일뿐입니다.
귀신이 들려서 생긴 병을 약을 먹이고 침을 준다고 났겠습니까?
아닙니다.
그러니 승려들이 귀신이나 영에 관해서는 무당들 보다 못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승려들은 또 이렇게 반론을 제기합니다.
우리는 정법을 따르기 때문에 귀신이나 영에 대해서는 알지 못합니다.
아니,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하지 않습니다.
불법을 누가 정법이라 인정해줍니까?
불교인들이 아닌 그 어떤 사람이 불법을 정법이라 인정해줍니까?
모르면 그냥 모른다 하면 밉지나 않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