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1.14 00:41
태초에는?
불과 4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 텔레비전이 있는 집이 거의 없었습니다.
전화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자가용 승용차는 엄두도 못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예전에 쌀이 없어 굶었다 하면 "쌀이 없었다면 굶지 말고 라면이라도 끓여먹지 왜? 굶었어요?" 한다지 않습니까?
우리 인간들이 사는 세월이 결코 그리 길지 않습니다.
또 인간을 망각의 동물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불과 얼마 전의 일도 아주 까맣게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불교가 언제부터 존재했습니까?
기독교가 언제부터 시작했습니까?
물론 다른 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우리 인간들은 자기들이 믿고 따르는 종교는 태초 이래로 존재하고 있었던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지금 제사를 모시는 것은 공자의 가르침에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공자가 언제 쩍 사람입니까?
중국에서 발생한 공자의 가르침이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그 보다 더 늦은 후기 신라 시대 아닙니까?
그것도 숭유배불 정책을 펼친 조선 시대에 들어서 우리 실생활에 많이 도입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주 옛날부터 아니면 처음부터 유교 사상에 따른 것처럼 착각하고 살지 않습니까?
태초에는 인간의 손길이 들어 만들어진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문화도 없었고 문명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종교는 존재했겠습니까?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한 그 이후에 생겨난 종교가 어찌 인간 위에 군림한다는 말입니까?
종교가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지 인간이 종교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종교가 아니라 종교의 가르침을 일반인들에게 알려주는 책무를 가진 종교인들이 종교인의 탈을 쓰고 다른 인간들 위에 군림하는 아주 이상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우리 인간이 만들거나 고안한 그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종교라고 영원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