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2.21 16:59
내 뜻대로 되는 일이 많습디까?
세상 살면서 제 뜻을 옳게 펼치고 사는 사람들이 어디 그리 많습디까?
내가 몰라 그렇지 나름대로 인생을 성공했다는 사람들도 역시 아픔이 있습니다.
높은 산에 올라가본 사람이라야 산을 타기가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깊은 물에 들어봐야 물 겁난 줄을 알게 됩니다.
산이면 모두가 같은 산이 아니고 물이라고 모두가 같은 물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들이 제가 놀던 산만 산이요 제가 아는 물만 물이라고 고집을 부리니 보기에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여러분들은 내 나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마을마다 풍속이 다르고 물맛, 술맛 다 다릅니다.
그런데 그 속에 살고있는 각 개인은 더 더욱 잘 모르지 않습니까?
그러면서도 자기가 살고있는 나라라고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이 착각하며 사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여러분들 자신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내 몸이라고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으십니까?
내 마음이라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도 결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결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예 없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어찌 세상 일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난다고 누구 하나 아쉬워하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우주 전체의 입장에서 보면 한 인간은 매일 매일 우리 몸에서 떨어지는 각질과 같은 존재가 아니겠습니까?
있어도 그만이요 없어도 그만이지요.
내가 아는 것이 무엇입니까?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는 것이 하나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없으십니까?
인간의 근본을 모르고 인간 세상의 근본을 모르고 날뛰다가는 패가망신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도 마음 고생하며 사는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합니다.
겸손하십시오.
내 뜻대로 이루어지는 일이 결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만사가 "내 탓“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