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1.29 10:04
개는 개 같이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합니다
우리가 집에 개를 키우면서 애지중지 목욕도 시키고 먹이도 영양가가 많은 것으로 먹입니다.
요즈음에는 그것도 모자라 옷을 입힌다 털을 깎아준다 야단법석입니다.
인간은 은혜를 배반으로 갚는 경우도 많지만 개는 주인에게 꼭 보은을 한다지 않습니까?
현대 사회를 살면서 인간들이 얼마나 외롭고 고독했으면 개라도 상대하면서 살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겠습니까?
우리는 그런대로 개를 키우면서 위안을 받지만 방안에 갇혀 지내는 개는 과연 지금 생활에 만족하다 하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개도 그런 생활에서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힘드니 갖은 병고에 시달리지 않습니까?
명당에도 개를 몇 마리 키웁니다.
매일 기둥에 묶여서 살다보니 어쩌다 바깥으로 데리고 나가다보면 이 놈이 앞으로 걷는 것이 아니라 제가 살던 방식대로 빙글빙글 돌면서 앞으로 나갑니다.
처음에는 의아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차분하게 다시 한번 생각해보니 내가 개한테 못할 짓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디다.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면서 살아야할 개를 내가 보기에 좋으려고 기둥에 묶어놓고 개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만약 지금 그 개를 밖으로 내보내면 그 개를 두 번 죽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야말로 내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곤란한 지경에 빠졌습니다.
이 세상을 사는 우리 인간들이 법이나 도덕 그리고 윤리라는 기둥에 묶여서 꼼짝하지 못하는 개의 처지와 비슷한 경우가 아닐런지요?
법률이나 도덕 그리고 윤리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치장한 권력자들의 행포에 어리석은 민중들이 너무나 큰 상처를 입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라는 대통령 직에 있는 한 개인의 잘못된 생각 때문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까?
그런 사람의 눈치나 보면서 빌붙어 살겠다는 사람들이 있는 이상 이 난국이 쉽게 풀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대쪽 같은 선비 정신으로 무장해서 호기를 부리며 나랏님의 잘못된 정책에 반기를 들었던 옛 조상들의 기개가 그리워지는 찬 겨울 초입입니다.
개는 개같이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합니다.
인간은 인간같이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합니다.
정치인이 제 역할을 하고 행정가가 제 자리를 바로 잡아야 그들 역시 행복할 텐데 우리나라 정치인이나 행정가들 중에 행복하다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습니까?
아마, 대통령도 스스로 대통령답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불행하게 느끼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