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1.13 11:32
가방 끈이 길어 슬픈 중생들이여!
나도 예전에 정말로 어려운 지경에 빠졌을 때에 대학을 졸업한 것이 큰 짐이 되구나 하고 느낀 적이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할 당시에는 천하가 내 손아귀에 다 들어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해서 잘 먹고 잘 살면 되는 것으로 알았지 세상살이가 그렇게 녹록치 않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래도 젊었을 때는 직급이 높지 않아도 되었으니 직장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용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내가 들어갈 자리가 적어지고 용기도 없어지면서 스스로 세상과 등지고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시작합디다.
나중에는 대학 졸업한 사실을 숨기고 직장을 구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재수없는 놈은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지 않습니까?
대학 졸업 사실을 숨기고 이력서를 제출한 회사의 사주가 나를 잘 아는 후배라 면접장에 들어갔다 혼비백산해서 뛰쳐나온 적도 있었습니다.
죽고 싶었습니다.
나이드신 부모님은 물론이고 형제들에게도 부끄러워 말 못하고 이렇게 죽으면 잘 죽었다 할 것인가?
저렇게 죽으면 잘 죽었다 할 것인지?
고민만 하다 죽지도 못했습니다.
만약에 그때 내가 앉은 자리에서 일어서겠다고 고집을 부렸으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도 않을 겁니다.
여러분들 중에도 지금 당장 힘들고 고달픈 생활을 벗어나고 싶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실 분들도 계실 겁니다.
특히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일수록 그런 생각이 많이 들 겁니다.
사람이 실패했을 때에 일어나는 방법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넘어진 그 자리에서 일어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넘어진 자리를 먼저 벗어나서 일어서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엎어진 것이 길 위의 돌뿌리를 보지 못해 걸려서 없어진 것이라면 그 자리에서 일어서서 새롭게 출발하십시오.
여러분들이 길이라고 길어갔던 길이 옳은 길이 아니고 질퍽거리는 늪이었다고 생각되시면 어서 빨리 그 늪에서 벗어나서 다른 새로운 길을 찾으십시오.
그러나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이 힘들고 고달프게 살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여러분들 스스로에게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가방 끈이 긴 사람들이 가지는 가장 취약한 부분이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점입니다.
인간의 한계를 알고 세상 원리에 순응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