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0.30 09:12
죽고 태어나고 결혼하고
내 사촌 동생 하나가 오늘 늦장가를 듭니다.
그런데 지인의 조모 되시는 분이 오늘 새벽에 돌아가셨다는 부음을 전해 들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오늘 귀여운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전하네요.
우리가 미쳐 알지 못하는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이 죽기도 하고 태어나기도 합니다.
좋은 일이 있어 즐거워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궂은일을 당해 한숨을 내쉬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비록 내 주위에서 발생하지 않아 내가 알지 못하고 지날 따름이지 어찌 이 세상이 그냥 그대로 변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이 세상은 아무 일도 없다는듯 그냥 그대로 존재합니다.
우리 인간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자연의 순리를 역행하면서 살 수는 없는 것이지요.
우리 자신을 둘러보면 때가 되어 밥을 먹고 즐겁거나 괴로워서 술한잔을 마셔도 이 몸뚱이는 그대로 있는데 숙취가 풀리지 않아 머리가 무거울 때도 있고 위에서는 먹은 음식물을 소화시키느라고 얼마나 활동을 많이 하겠습니까?
그리고 종국에는 그 찌꺼기를 소변이나 대변으로 바깥으로 내보내버립니다.
오늘도 또 움직이지 않으면 아니되니 좋으나 싫으나 일어나서 직장으로 달려가야 하지 않습니까?
움직이기 위해 또 먹어야 하고 먹기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힘없는 존재가 바로 우리 인간을 비롯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만물들입니다.
사실이 그러한데 내 개인 하나가 무슨 큰 힘이 있고 대단한 존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인간들이 제 주제도 모르고 찌지고 볶다 스스로 지쳐 쓰러지는 모습을 보면 불쌍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죽을 수 없어 살아야한다면 좀 더 당당하게 살면 좋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세상의 순리에 역행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