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0.29 09:29
여러분들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여러분들이 세상을 살면서 경험하신 것이 얼마나 많으신지 아십니까?
여러분들이 배운 것들이 얼마나 많으신지 아십니까?
아니면 여러분들이 알고 계신다는 것들이 얼마나 미미한 것들인지는 알고 계십니까?
우리나라는 정말 좁은 나라입니다.
미국이나 러시아 혹은 캐나다 등 국토가 광활한 나라를 여행해 보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진짜 우리나라가 좁구나 하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이 좁은 국토를 가진 이 나라에서도 여러분들이 직접 가보신 곳은 그리 많지 않으실 겁니다.
나도 강원도는 딱 두 번 발을 밟아 보았습니다.
전라남도도 역시 한두 번 발을 밟아본 것이 전부입니다.
해남 땅 끝 마을에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강화도도 그렇게 가보고 싶었는데 그 원을 불과 얼마 전에 풀었습니다.
그것도 주마간산격으로 그냥 한번 둘러보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옳을 정도 그냥 갔다 왔습니다.
남들은 철마다 간다는 설악산도 한번 올라 보지 못했습니다.
기도를 하는 사람은 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태백산에도 한번 올라 보지 못했습니다.
나름대로 기도다니면서 많은 곳을 둘러보았다는 나도 이러한데 일반인들은 더 하시면 하시지 덜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도 태백산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설악산에도 많이 올라본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도를 많이 다닌 지리산도 그 밑자락에서 놀았지 산 정상에는 몇 번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지리산 하면 내가 아주 많이 아는 것처럼 행세한 적도 많습니다.
정말로 웃기는 짬뽕입니다.
여러분들은 이 좁은 우리나라 국토를 얼마나 많이 여행했습니까?
아마 여러분들도 나와 비슷한 형편이 아닌가 하는데 어떻습니까?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이나 경험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여러분들이 많은 시간을 들이고 고생해서 얻은 지식이고 경험이니 소중하게 느끼실 겁니다.
여러분들에게는 소중하고 꼭 필요한 지식이고 경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여러분들이 가진 지식이나 경험을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고 강조해도 그 사람들이 받아들이겠습니까?
나는 명당에 오시는 분들에게 간혹 이렇게 물어봅니다.
"남들이 가지지 못한 비장의 무기가 있으십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물으면 백의 백 모두가 자신있는 비장의 무기라고 할 것이 없다고 대답합니다.
나는 분명히 남들 보다 많이 배웠고 많이 경험했다 싶었는데 그렇게 생각해보니 실질적으로는 별로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우리 모두가 사실은 그런 처지에 빠져있습니다.
우리는 사실 우리 자신에 대해 결코 그리 많이 알고 있지 않습니다.
내가 내 자신을 잘 알지 못하는데 어찌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잘 알아주고 이해해달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우선에 여러분들 자신을 차분하게 객관적으로 바라보십시오.
그 다음에 부족하면 배우고 도움을 청하십시오.
그러나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