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5.01 20:51
절에 가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명당에 오시는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절에 가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절에 갈 때 이미 편안해질 것이라고 믿고 가는데 마음이 그런대로 편안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가까운 산이나 들로 소풍을 가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즐거워지지 않습니까?
흐르는 찬물에 발을 담그고 있어도 온 몸과 마음이 다 시원해지지 않습니까?
그러니 특별히 절에 간다고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우리의 어리석은 착각일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리석은 대답을 하는 그 사람들에게 내가 다시 이렇게 물어봅니다.
"절에 가서 기도를 올리고 절을 하면 부처나 보살이 무엇이라 말씀하십디까?"
"절에 간다고 꼭 부처나 보살의 말씀을 들으려 가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다만 내 정성을 바칠 따름이지요"
아주 좋은 말인 것 같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 어리석은 짓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절에 가서 불공을 올릴 때는 내가 무엇이 안타깝거나 해결책을 얻지 못해 그 답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냥 절만 한다고 무슨 해답이 있고 무엇을 얻는다는 말입니까?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것도 일시적인 현상이지 또 세상살이에 부딪치면 답답하고 한탄스러운 것은 어찌 한다는 말입니까?
물론 불가의 승려들 중에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라고 가르치는 사람들도 있습디다.
그것은 그야말로 편한 백성이나 할 소리지 우리 일반인들에게는 가당키나 한 소리입니까?
그래서 "절 모르고 시주한다"는 말이 생긴 것이 아닐런지요?
어김없이 올해에도 초파일은 돌아옵니다.
정말 이번 초파일에는 부처가 직접 나타나서 예전에 자신이 중생들에게 가르친 바가 지금도 옳게 전해지고 있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