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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0-02 08:51
07.06.14 많이 배워서 슬픈 짐승이여!
 글쓴이 : admin
조회 : 868  
명당에 개 두 마리가 있습니다.
며칠 전에 이놈들을 내가 앉은 소파 곁에 두고 있는데 이놈들이 후생에 사람으로 태어나게 하나님께 부탁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과연 이놈들이 후생에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을 좋아하겠는가 생각해보니 절대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 싶습니다.
지금은 명당에 있는 제자들이 때때로 식사도 제공하지요,
사랑에 굶주릴까 싶어 집안에 들여다 쓰다듬어주고 냄새가 많이 나면 목욕도 시켜줍니다.
비록 성견이 되었지만 마땅한 짝을 찾지 못해 아직까지 새끼를 낳아보지는 못했습니다마는 그 또한 아직까지 젊었으니 언젠가는 짝을 얻지 않겠습니까?
늦은 봄 나른한 몸을 푸른 잔디밭에 눕히고 잠을 즐긴다고 누가 나무라기를 합니까?
명당에 들리는 사람들 중에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짖고, 마음에 드는 사람이면 꼬리를 흔들며 한가롭게 세월을 보낼 수 있으니 얼마나 편안하겠습니까?
 
우리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아침에 일어나 직장에 나간다고 허둥대는 꼴이며,
직장에 나가서도 상사 눈치 보랴 거래처 눈치 보랴,
진급, 승진이 되지 않았다고 속상해하고 월급을 남보다 적게 받는다고 울적해 합니다.
결혼 적령기가 되면 그래도 나하고 어울리는 짝을 찾겠다고 눈이 벌겋게 되어서 돌아다니지 않습니까?
인륜, 도덕, 윤리, 규범이 무엇인지 배웠으니 실천하거나 지키지 않고 무시하면 무식한 놈 운운하며 욕을 들으니 따르지도 않을 수 없고 따르자니 내 처지에 걸맞지 않아 남들 눈치나 보며 세월을 보냅니다.
 
돈 들이고 시간을 들여 배운 전공이라는 것이 있으니 이용하지 않을 수도 없고 이용해서 내 삶을 좀 더 윤택하게 하자니 너무나 지엽적이고 말단적인 것이라 충분하게 활용되지도 못하는 것이니 그야말로 계륵이라 버리기는 아깝고 먹기는 귀찮고
부모가 있고 형제가 있고 친구가 있고 동료가 있으니 그 산짐승 모두를 배려해가며 살자니 가랑이가 찢어질 것 같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물에 빠진 생쥐 같은 꼴불견을 하고 살아갑니다.
 
아예 교육이라는 것을 받지 않았다면 비가 오면 비를 피할 요량을 하고, 눈이 오면 눈을 피할 준비를 하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막아주는 동굴을 찾아가면 됩니다.
봄이 와서 싹이 트고 여름에 곡물이 익고 가을에 수확해서 생활하며 겨울에 먹을 양식을 조금만 비축해서 살면 또 다시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면 얼마나 편안하겠습니까?
친구나 친척 중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얻은 사람이 있으면 나는 왜 저러지 못할까 하고 조바심 내며 안달하다 부정에 휘말려 패가망신 당하면 뒤늦게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들에게는 너무나 많은 선택의 여유를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선택의 여유를 인간의 눈과 잣대로 판단하고 해석하고 또 인간의 노력으로 채우려니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모가지가 길어 슬픈 짐승이 아니라 많이 배워서 슬픈 짐승이 바로 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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