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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27 14:19
12.11.14 과거에 일어난 일을 현재의 잣대로 재단한다?
 글쓴이 : admin
조회 : 1,078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장 안타깝게 여기는 일이 젊은이들이 세상 물정에 어두워도 너무 어둡다는 것입니다.
한문 공부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발음도 너무 부정확해서 그 말만 들어서는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2008, 광우병 사태로 전 국민이 궐기하다시피 했을 때에 이명박 대통령이 쓴 글 하나로 아주 무식한 사람이 된 적이 있습니다.
했습니다했읍니다로 썼다고 한글 표기법도 모르는 무식한 사람으로 매도되었는데, 그 순간 나는 생각했습니다.
! 우리가 서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구나. 내가 젊은 사람들의 발음이 정확하지 않다고 안타깝게 여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젊은이들도 기성세대의 틀에 짜인 듯한 생활습관에 대해 무척이나 불만이 많을 수 있겠구나.”
한글맞춤법이 개정되어 현재는 했습니다로 쓰지만 예전에 우리는 했읍니다로 배웠습니다.
우리가 비록 지금 이 순간 같은 세상을 산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80대 노인들은 일제 식민지 시대를 살다 삶의 방향을 옳게 정립하기도 전에 6.25 전쟁을 만나 치열하게 피 흘리며 살았고 동시에 한 사람의 성인으로 가족부양의 책임을 모두 떠맡아 힘든 세월을 보냈습니다.
70대는 일제 식민지 운운하기에는 아직 어렸고 6.25 전쟁 통에도 나이가 어려 그 어려움들 직접 체험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겁니다.
60대는 일제 식민지에서 막 벗어난 시점에 태어났고 전쟁 통에는 사리를 분간할 만큼 식견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예전 세대들은 공통점들을 갖고 있습니다.
먹을거리가 굉장히 부족해서 끼니를 거르는 일을 다반사로 겪었습니다.끼니를 때우지 못해 굶어죽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겨울에 땔감도 없고 옷도 옳게 껴입지 못해 얼어 죽은 사람들의 경우도 많이 들었습니다.춘궁기(春窮期)에 소나무 껍질을 벗겨 죽을 쑤어먹는 사람들이 얼굴이 퉁퉁 부어 맥놓고 누워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보았습니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곡식이 부족하니 해초를 너무 많이 뜯어 먹어 요오드 중독이 들어 얼굴이 항상 부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도 많이 보았습니다.
요즈음, 영양식이니 건강식 혹은 별미 운운하며 먹는 음식들이 예전에 우리가 곡식이 부족할 때에 먹기 싫어도 먹을 수밖에 없었던 맛없는 음식이었습니다.
그래서 60, 70대 그리고 80대는 비록 살아온 세월의 차이는 있고 안면이 없다 해도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대화가 잘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50대 특히 50대 초반 이후의 사람들을 만나면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던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대단히 많고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거리가 멀어지고 갈등의 골이 깊어짐이 느껴지면서 서로 간에 거대한 암벽이 버티고 서있는 듯 막막한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50대는 비록 청년기에 민주화 운동이니 학생운동이니 하면서 힘든 세월을 보낸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청년기에 접어들 당시의 우리나라 경제 사정은 그리 궁핍하지 않았습니다.
80년대,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으로 지위가 격상될 정도로 산업화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굶기를 했겠습니까?
아니면 헐벗기를 했겠습니까?
40대는 86아시안게임이니 88올림픽이니 하면서 국운 상승의 계기를 맞았으니 마느니 했었고 해외 여행자유화 조치로 외국의 문물을 들여다 볼 기회도 많이 생겼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우리는 어떠했다고 아무리 일러주려 해도 들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굶어보지 않은 사람이 어찌 배고픔의 설움을 알 수 있겠습니까?
피흘려 보지 않은 사람들이 어찌 그 처참함을 알 수 있겠습니까?
러니, 60대 이전 세대와 50, 40대가 소통이 잘 안 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행해진 모든 것들이 과잉보호 한 꼴이 되어버렸고 관심을 표한다는 것이 간섭으로 비춰져 약이, 약이 아닌 독으로 변한 꼴이 되어버렸으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그러면서 서로 간에 소통이 안 된다고 서로 삿대질입니다.
같은 시대, 같은 땅위에서 살면서도 서로 간에 소통이 안 된다고 아우성치는 우리가 현재의 잣대로 과거를 재단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아닐까 싶은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그렇다고 과거에 자의에 의했거나 타의에 의해 벌어진 모든 일들이 옳다는 건 아닙니다.
단지, 그 때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비록 충분히 동의하지 않았으나 시대상황에 따라 어쩌지 못해 따를 수밖에 없었던 당시 사람들의 심정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과거에 발생한 일들을 현재의 잣대로 판단해서 옳다느니 그르다느니 하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과거의 역사에서 좋은 점은 본받고 나쁜 점은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진정 우리가 역사에서 배워야 할 중요한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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