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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27 14:36
13.02.04 누가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
 글쓴이 : admin
조회 : 1,616  
1980년대 초
혈기 왕성했던 30대 초반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또 그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을 만나 좁디좁은 시야를 조금이라도 넓혀야겠다는 마음으로 중동 건설현장 근무를 자원했다.
그러나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국내에 근무하면서 받는 급여 보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수입이 보장될 뿐 아니라 숙식과 교통 등 국내에서 직장생활을 하면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회사에서 감당해주니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어 조금만 고생하면 집이라도 장만해서 여유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내 계산에 따른 해외 현장 근무 지원이었다.
나는 그 곳에서 아주 충격적인 모습을 보았다.
그 나라에서는 여성이 간통을 하면 손발을 묶은 상태로 넓은 광장 중심에 두고 그 곳에 모여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여인에게 돌을 던져 쳐 죽이는 사형제도가 있는데 집정관의 명령이 떨어져도 처음에는 그 어떤 사람도 선뜻 돌을 던지지 못한다.
그러면 사형집행관이 빨리 돌을 던지라 독촉하고 동시에 기 죄인의 가족들을 향해 죄인에게 돌을 던지지 않는 것은 가족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이니 만약 돌을 던지지 않으면 죄를 묵인하는 것으로 알고 가족들에게도 죄를 묻겠다라고 큰소리로 독촉한다.
그래도 같은 인간인지라 돌 던지기를 머뭇거리는데 광장에 모인 많은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돌을 던지기 시작하면 언제 머뭇거렸나 싶고 그동안 누구 하나라도 먼저 돌을 던져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모두가 한꺼번에 돌을 던지기 시작한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뿐 아니라 썩 마음이 내키는 일이 아니므로 비록 죄인이기는 하나 돌을 던져 사람을 맞히는 경우가 처음에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이 돌을 던지다 보니 그 중에 돌 하나가 죄인의 몸에 맞아 퍽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그동안 그래도 인간인지라 죄인에게 작심해서 정통으로 돌을 던지지 못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이 과녁에 옳게 돌을 던지지 못했음에 죄책감을 느끼듯 돌을 막 던지고 또 죄인이 돌에 맞아 지르는 비명과 괴로워 몸부림치는 모습에서 오히려 희열을 느끼는 듯 웃고 떠들었다.
가장 마지막까지 죄인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들이 누구냐 하면 바로 그 죄인의 가족들이다.
죄인에게 돌을 많이 던져 피투성이로 만들어 죽이는 것이 바로 자기네들 가족들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당당하게 나설 수 있다고 여기는 듯 눈에 핏발을 돋우며 악을 쓰던 모습이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
요즈음 국회에서 열리는 청문회를 보면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예전에 내가 봤던 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며 쾌감을 느끼는 듯 했던 군중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소름이 끼칠 지경이다.
어떤 경우에는 미국이라는 단어만 입에 올려도 죽일 듯 달려들면서 또 어떤 경우에는 미국의 도덕률은 어떻고 저떻고 하는 이율배반적인 괴변을 한 치 머뭇거림도 없이 막 내뱉는 그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진정, 당신은 저 사람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는 말인지 꼭 한번 물어보고 싶다.
당신들의 허물을 숨기기 위해 더욱 더 강하게 비판하며 더 세게 물고 넘어지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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