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기도

천지신명의 도움인지 조상님들이 도와주셨는지 부산 황령산이라는 곳에서 기도를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100일 기도
100일 기도를 드리면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짐작도 없이 그냥 기도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약속했습니다

만약에 100일 기도 끝에 내가 앞으로 살아갈 길을 찾지 못한다면 죽으리라
살아서 늙으신 부모님들께 폐만 끼치면서 살아 뭘 할 것이냐 죽자 죽어
불안하고 초조했습니다
기도를 해본 적도 없고 일러주거나 이끌어주는 사람도 없이 막막한 상황에서 기도한다 했으니
불안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요

그냥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어떤 분이신지는 모르지만 윗전에서 측은지심을 가지시도록 가능하면 숙연하게,
진정성있는 자세를 견지하려 노력했습니다
울고 싶으면 울고 가슴을 치고 싶으면 가슴을 쳤습니다
징을 치고 싶다 싶으면 징을 치고, 북을 치고 싶다 싶으면 북을 쳤습니다
무의미하게 앉아 있기 싫어 불경도 읽고 성경도 읽었습니다

바닷가에 가고 싶으면 바닷가로 가고 산으로 가야할 것 같으면 산을 올랐습니다
바닷가에 가서 용왕님을 찾다 왜 우리나라의 강과 바다에 계시는 분들만 찾을 것이냐
세상 모든 강과 바다에 계시는 분들도 불러 도움을 청하자

산에 올라 산왕대신을 찾을 때도 역시 마찬가지 였습니다
우리나라 산신 뿐 아니라 전 세계에 내가 이름을 알고 있는
모든 산의 산신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오기를 부렸습니다

나는 인간인 관계로 한계가 있고 지금 수중에 땡전 한푼 없다
일일이 찾아뵙고 부탁드리는 것이 옳은 일일 것 같은데
내가 그러지 못하는 사정을 잘 아시지 않느냐?

그러니 힘없고 능력 없는 날 오라하지 마시고
무한한 능력을 가지신 분들이
날 측은하게 여기오셔서 도와주시길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기도하다 보니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돈이 없지 돈도 들이지 않고 기도를 올리는 경우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아무리 궁리를 해도 돈을 구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내 자신을 둘러 보았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이냐?
술에 찌들고 담배 연기에 찌든 육신 하나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갈피를 잡지 못하다 내가 가진 유일무이한 자산인
육신을 바치겠다고 약속을 해버렸습니다

육신을 바치고 나니 더 혼란스러워 졌습니다
배고프다는 생각, 잠자고 싶다는 생각, 기도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이런 저런 생각이 들 때마다 마음을 담고 있던 그릇인 육신을 이미 바쳤으니
내 육신의 주인이신 그 분이 어떻게 하라 하시는지
알 길이 도저히 없으니 막막했습니다

해결책은 찾아야 겠고 해결책을 찾을 능력은 없고
넋 놓고 앉았는데 불현 듯 한 소식한 것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이미 육신을 바쳤으니 그 그릇인 육신에 담겨져 있던
마음도 바쳐라
바쳤습니다

그러니 이제부터 나를 움직이고 끌어주시는 것은 당신의 일이지 나의 일이 아닙니다
몸과 마음을 다 바치고 나니 불안감이 밀려듭니다
목숨을 바쳤으니 나는 이미 죽은 목숨 아니냐?
그런데 기도는 무슨 기도며 기도해서 해결책을 얻는다고
내 것이 아니니 무슨 소용이 있다는 말인가?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 아니냐?
목숨을 바쳤다고 생각하니 당초의 목적인 기도해서 인간답게 살아보겠다는
목적 자체가 사라져 버린 꼴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헤매다보니 어느 듯 100일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아무런 기미도 받지 못하고 100일이 지났으니 그 동안 내가 했던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으셨구나
처음 내가 했던 약속대로 죽자 죽어야지
울었습니다
밤새도록 짐승같이 울부짖었습니다
죽은 장소를 찾아 나섰습니다

003 100일기도 [정신혁명 : THE SPIRITUAL REVOLUTION]
(음성)https://youtu.be/ZbfBztqZW8A
(영상)https://youtu.be/AF-8__Ixz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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